inly 2012. 3. 28. 15:46

"어떻게 저런 품종도 없고 무게는 3키로나 나가는, 10살이나 먹은 늙어빠진 토끼를 보고 귀엽다고 할 수 있는 거지?!"

 "히스테리 부리지 마시오, 케선생."

 "하지만 말이오, 신부!"

 "별 볼일 없는 체격과 각력을 가진 토끼를 포식자들이 왜 번번이놓치고 마는지 아시오? 생존을 위한 귀여움. 그것은 생물 본연에 각인된 저항할 수 없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포식자의 감각을 흩트러뜨리기 때문이라오."

 코토미네 신부는 말했다. 눈이 유난히 큰 갈색 얼룩무늬 토끼를 안고 있던 아처는 고개를 끄덕였다.

"맹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의 토끼 사냥 성공률은 고작 15%에 불과하다고 합니다. 과연 그것이 순발력 차이에 의한 것 뿐일까요? 이들은 천성적으로 귀여움을 타고 납니다. 보는 순간 '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렇게 귀여운 녀석만은 먹고싶지 않다!'라고생각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죠. 그것이 이들의 생존 비밀인 것입니다. 아무리 종이 없는 집토끼라 한들 그 특성이 사라질 리 없는 것입니다."
 아처의 말에 케이네스 엘멜로이 아치볼트 2세는 고개를 흔들었다.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중얼거리면서도 눈은 토끼에게서 떼어낼 수 없었다. 



이상, 90년대 초중반 번역소설투를 따라한 개드립이었습니다. 저는 재미있었어요, 저는...